추석,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운 명절 되기를 > 함안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발행인칼럼 추석,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운 명절 되기를

페이지 정보

작성일 2020-09-24 19:27

본문

추석,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운 명절 되기를

 

bdc6d1db8cb0cef4677928853360798e_1600943222_9085.jpg

추석(秋夕)은 설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설은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첫 달의 첫 날로 한 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추석은 한해의 추수를 마치고 추수감사와 조상에 대한 고마움을 기리는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의 성격이 짙다.

 

우리는 예로부터 설, 추석, 한식, 단오를 4대 명절로 지내왔다. 그 중 추석은 연중 으뜸 명절로 쳤다.

 

추석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추석 무렵은 추수를 마치고 수확을 하는 좋은 계절이어서 농경사회에서는 더없는 좋은 명절이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추석은 조상의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추수기에 각종 놀이와 행사로 배부르게 먹으면서 즐기는 날이었다.

 

음력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고된 노동을 하지만 음력 8월은 한해 농사가 다 마무리되고 수확을 하는 때여서 힘도 덜 들고 또 시원한 계절에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고 해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나왔다.

 

농경사회로부터 이어져온 전통 문화인 추석은 오곡이 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해져 갓 수확된 햇곡식과 과일로 음식을 만들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감사함을 전하며 놀이를 통해 공동체가 함께 즐겼다.

 

그러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나온 듯하다. 이날처럼 잘 먹고 잘 입고 즐겁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잘 담겨있다.

 

대체로 4대 봉사(奉祀)하는 차례(茶禮)는 조선 후기부터 내려온 관행으로 이는 송()나라 유학자 주희(朱熹)가 지은 주자가례(朱子家禮)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추석 무렵이면 민족대이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고향을 찾는 인파가 물결을 이룬다. 근래에는 어른들이 자식들을 찾아가는 역귀성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고향을 찾는 인구가 많다.

 

추석 명절은 연휴를 맞아 가족, 친지들과 만나고 정을 나누는 때이기도 하지만 심심찮게 명절 증후군이라는 부작용이 나오기도 했다.

산업사회에서 맞는 농경사회의 풍습인 추석은 오늘날 그 의미가 조금 바래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전통문화의 보존이라는 측면과 가족, 친지들과의 만남을 갖는 시간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하다.

 

우리는 매년 추석이 되면 어김없이 가족이나 친지들과 만나 안부를 묻고 술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누어왔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지만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찾아오면서 우리의 일상은 통째로 바뀌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고 익숙했던 것들이 이제는 점점 멀어지고 있으며, 생활에도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당연하지 않고 사람을 멀리하는 거리두기가 당연해지는 것처럼 이제는 당연했던 것들이 이젠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급기야 우리의 전통명절인 추석의 풍속도까지 바꿔 놓았다.

 

고향 방문도, 벌초도, 성묘도, 친지간의 인사도 모두 비 대면으로 치러져야 하는 낯선 추석이 현실화되고 있다.

 

아마도 올해 추석은 귀향을 포기하는 대신 마음의 귀향이 늘어날 것 같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강하게 권고하고 있으며 추석 연휴 기간에 추모공원을 임시 폐쇄하거나 온라인 성묘를 권장하고 있다. 벌초도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당부할 정도다.

 

추석 명절은 전통문화 이전에 멀리 있는 가족과 친척들이 모이고, 함께 즐기며, 그리웠던 정을 나누는 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고향을 찾을 수도 없고, 부모님과 친척은 물론이고, 보고 싶은 사람도 만날 수도 없는 '언컨택트(uncontact, 비접촉) 한가위'를 맞게 됐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이미 장기전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이제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코로나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시대에 조금씩 적응해나가야 한다. 이번 추석은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하는 명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음만 있다면 아무리 멀어도 소통은 가능한 시대다.

 

이제 곧 월석(月夕)이라 불리는 추석이 온다. 일 년 중 가장 달빛이 좋은날이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이 다모일수 없다 하더라도 부모님과 가족, 친지 그리고 벗들과 더욱 깊은 정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안뉴스 (hamannews@naver.com)
저작권자(c) 함안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발행인칼럼

함안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 (주)함안뉴스   등록번호:경남 다 0137   대표이사 발행인:조용찬   편집인 편집국장:손성경
  • 주소:경남 함안군 가야읍 중앙남3길 30   전화:055-584-0033~4   팩스:055-584-0035   이메일:hamannews@naver.com
  • 함안뉴스의 모든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Copyright by hama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