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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누는 기쁨, 베푸는 보람’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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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2-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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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기쁨, 베푸는 보람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다

 

조영규 전 군수, 함안군 행복나눔 후원회에 2억원 기부 실천

 

마지막까지 나누는 삶 이어 나갈 것, 그것이 세상에 보답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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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규 전 군수가 함안군 행복나눔 후원회에 2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평생을 함께 잘사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를 삶의 지표로 삼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가난한 유년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어렵게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는 평생 꿈꾸어 왔던 것을 이제 조금씩 마무리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영규 전 군수는 194612월 도항리 가야동에서 9남매 중 8번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의 가난한 삶은 청년시절까지 이어졌다.

 

그는 워낙 가난한 시절에 태어나 어려운 시절을 많이 겪었으니까. 가난 때문에 겪는 고통을 잘 안다고 말했다.

 

당시는 모두가 가난했지만 그는 특히 더 어려웠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1학년 시절 교실에서 새 연필 한 자루가 분실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는 탄피에 몽당연필을 꽂아 쓰던 시절이라 연필 한 자루는 귀했다.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눈을 감고 가지고 간 사람에게 손을 들라했지만 어느 누구도 들지 않았다. 눈을 떠보니 그 연필이 발 치 가까이서 발견되었다. 영락없이 누명을 쓰게 되었다.

 

바른말을 하라며 종아리에 피가 나도록 맞았지만 가져가지 않은 것을 거짓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

 

선생님은 죄를 지으면 죄가 더해져 더 무거워진다며 저울에 몸무게를 달자고도 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지만 어린 조영규는 항변할 수도 없었다. 누명을 써 억울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날 사건은 두고두고 어린 가슴에 큰 상처로 남았다.

 

조영규 전 군수는 지금은 잊었지만 그때 일은 성인이 되어서도 한동안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고 회고했다.

 

가난 때문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어 본 적도 있었다.

 

중학교 때의 일이었다. 함안중학교 3학년 시절 조 전 군수는 전교학생회 회장을 했었다. 당시는 혁명당시라 재건학생회장이라 불렀다.

 

어느 날 평소 자신을 아껴주시던 담임 선생님이 교무실로 불렀다.

 

교무실로 가자마자 선생님은 잔뜩 화가 나 있었다. 그렇게 화난 얼굴은 처음이었다.

 

가까이 다가서자 선생님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시더니 이게 뭐냐, 선생님을 놀리냐면서 다짜고짜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뺨을 맞았지만 이유를 몰랐다.

 

선생님은 곧이어 종이뭉치를 내던졌다. 쳐다보니 며칠 전 작성한 가정환경 조사서였다.

 

당시 각 학생들은 집에 라디오나 시계가 있느냐, 자전거가 있느냐 등 7~8가지 항목의 가정환경조사서를 작성했다.

 

조 전 군수는 모두 없다고 적어냈다. 실제로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전교회장 쯤 되면 집안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지 있어야 할 것도 모두 없다고 기재했으니 선생님을 놀리려고 조사서를 장난으로 쓴 것이 아니냐며 오해하신 것이었다.

 

그만큼 집안사정에 대해 몰랐던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미치자 갑자기 가난에 대한 서러움이 왈칵 몰려왔다.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만 펑펑 쏟아냈다.

 

맞아서라기보다 갑자기 가난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저절로 쏟아져 나오는 눈물이었다. 무슨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하도 울어서 눈이 부었다.

 

그 뒤 선생님은 내 형편이 실제로 그렇게 어려웠다는 사실을 알고 내가 잘못 판단했다. 정말 미안하다. 그런 줄 전혀 몰랐다며 진정어린 사과를 했다. 그 선생님은 항상 따뜻이 대해주시고 감싸 주신 분이었다.

 

그때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렀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과하는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어린 조영규의 집안 사정을 알게 된 선생님의 보살핌은 지극했다.

 

조영규 전 군수는 사정을 알고 난 뒤 선생님의 보살핌은 평생 잊지 못할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한다. 너무 감사하고 내 삶을 바꾸어 주신 존경스러운 선생님이셨다라고 술회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당시 성당에 다녔다. 신부님을 보면서 사제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

 

사제가 되려고 해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했다. 하지만 당시 집안 형편은 고등학교 진학을 꿈꾸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선생님께서 꿈을 물으셨다. 그는 사제가 되고 싶지만 이루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형편을 이해는 하지만 학업은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마산고등학교를 꼭 가라고 말했다.

 

조영규 학생은 아무리 생각해도 고등학교에 갈 형편이 못됐다. 더욱이 통학이나 자취 등을 꿈도 못 꿀 때였기에 마고는 더 안된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네 성적이 너무 아깝다. 절대 학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면서 수차례 권유를 반복했다.

 

조영규는 고등학교 입학을 포기하고 있을 무렵 선생님은 몰래 입학원서를 직접 써서 내시고 시험을 치고 오라고 강권 하다시피 했다.

 

어쩔 수 없이 시험을 쳤다. 학과시험을 치르고 체력장 시험을 치렀다. 당시 운동화가 없어 검정 고무신을 신고 갔다. 그런데 하필 전날 비가 와서 운동장이 질펀했다.

 

미끄러워 고무신이 벗겨질까봐 둘러보니 운동장 모서리에 집단 반 단이 있었다. 급하게 새끼를 꼬아 고무신을 동여맸다. 하지만 달리기 도중 결국 중간에 신발이 벗겨져 맨발로 뛰었다.

 

마침내 마산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1학년 당시 통학을 했는데 한 달 통학비가 105원이었다. 짜장면 한 그릇 값이 22원 할 때였다. 통학비 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어려웠다. 2학년이 되자 집에서는 학교를 그만두라고 했다.

 

방도가 없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여건이 되면 검정고시를 치려했다.

그 사실을 안 선생님은 직접 집을 방문해 전학절차를 밟아 놨으니 함안농고(현 함안고)로 전학하라고 했다. 그리고 집안 형편을 둘러보시고는 이렇게 어려우니 전액 국비로 공부할 수 있는 육군 사관학교를 가라고 권했다.

 

성적도 충분하고 운동도 잘하니 가장 좋은 선택이라 했다. 그때부터 육군사관학교로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함안고 2학년 때부터는 함안 성당에서 신부님을 보필하면서 지냈다. 성당 내 자그마한 방이 있어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공부하기에도 환경이 훨씬 좋았다.

 

하지만 신부님을 가까이서 보면서 성당에서 지내다보니 어느 듯 육사는 잊어버리고 다시 사제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결국 천주교 마산교구장으로 부임하신 김수환 주교(후일 추기경)님의 추천을 받아 로마교황청에서 지원하는 광주 카톨릭 신학대에 입학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이 지난 뒤였다.

 

재학 중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군대에 입대해 월남으로 파병하게 되었다. 월남에서도 늘 사제의 꿈을 잃지 않았다.

 

제대하니 후배들은 어느 듯 한참 고학년이 되어있었고 군 복무 당시 다친 다리가 재발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성모병원에 입원 중 초등학교 동기 한명이 책 뭉치를 든 채 병문안을 왔다. 당시 친구는 검찰 사무직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친구는 그 중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너무 낡아서 새 책을 살거라고 했다. 조영규는 심심하다며 소일거리로 한 번 보게 달라고 하니 친구는 그러마하며 책을 두고 갔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다. 딱딱한 법률 책이 읽을수록 재미가 있었다.

 

조영규 전 군수는 당시를 회고하며 재미삼아 읽었던 형법이나 형사소송법이 신학 공부보다 훨씬 머리에 잘 들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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