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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4-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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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이 난무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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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쉽게 편을 나누기도 하고 또한 쉽게 누군가를 배척하기도 한다. 거기에 본질적인 두려움과 마주치게 되면 사람은 내가 속한 집단 외부에 대해 거부감과 혐오를 보인다.

 

현재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단어는 혐오와 갈등이다.

 

이익집단 간 갈등이나 정치 갈등은 늘 있어왔던 일이지만 이제는 남녀갈등, 세대갈등 등 그 대상이나 종류를 가리지 않고 확장되고 있다.

 

급기야는 장애인이나 소수자, 군인들에 대한 비하나 각종 직업에 대한 비하가 나오기도 한다.

 

특히 젠더 갈등은 갈등을 넘어 혐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국사회 남녀 갈등수준에 대한 글로벌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85.7% 여성의64.6%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한, 세대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어른들은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밖에 모르고 이기적이다. 고생도 안하고 자라 눈만 높고 노력도 안한다고 타박한다.

 

반면 청년들은 스펙을 쌓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도 취업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른들은 경제성장기에 열매를 다 따먹고 우리들의 노력과 고통을 무시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최상위권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3.4%로 미국 23.1% 일본 19.6 % 영국 14.9% 독일 10.2 % 프랑스 4.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사실 혐오나 갈등은 항상 존재해왔지만 유독 증폭되는 시기가 있다. 사회적 불만이 임계치에 다다랐을 때다.

 

우리나라는 1997IMF 외환위기 이후 급속도로 양극화가 심화되어 왔다. 이 양극화의 부작용 중 하나가 사회갈등이다. 갈등의 이면에는 욕망과 이익이 있지만 혐오의 이면에는 불안감과 공포가 있다.

 

유럽의 경우 경제가 호황일 때 다들 3D 업종을 기피했다. 그때 이민자들이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경제가 나빠지자 사람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며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한 불만에 편승해 유색인종의 이민자를 혐오하는 정치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들은 이런 혐오감정을 이용해서 감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당시 사회분위기는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극에 달했다.

 

우리나라 정치도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정치권이 전통적으로 조장해온 것은 지역갈등이다. 지역갈등을 기반으로 그들은 정치적 이익을 누려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갈등에 덧붙여 노골적으로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며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했다. 대표적인 것이 2~30대의 젠더갈등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2~30대 젊은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남녀를 분리하고 젠더갈등을 부추겼다.

 

선거가 끝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남녀 갈등을 넘어 혐오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사실 정치인들은 교묘하게 소수를 차별하고 적으로 만들 때가 많다. 소수를 미워하는 다수가 내편이 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이다.

 

정치인이 만든 공동의 적은 내부를 단결시키고 정치인 자신의 권력을 강하게 만든다.

 

또한, 자신의 약점을 덮기 위해 집단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만들어 서로 혐오하게 만들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러다보니 지지자들은 내 집단에 유리한 정보만 골라서 듣고 상대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게 된다.

 

보통은 정치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 끼리 특정언론과 커뮤니티에 모여 각자의 울타리 안에서만 도는 정보만을 굳게 믿는다.

 

그것이 거짓이라 할지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확증편향이다. 그래서 상대를 다름이 아니라 틀림으로 규정하고 악으로 규정하고 미워하게 되는 게 혐오정치다.

 

혐오는 행위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비난이다. 행위에 대한 비판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지만 존재에 대한 비난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문제가 생기면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해야 함에도 상대를 미워하는 순간 소통은 단절된다.

 

토론이 없는 사회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사회는 성장할 수 없다.

 

또한, 갈등과 혐오에는 이를 부추기는 기존 언론이나 뉴미디어의 책임도 크다.

 

보통의 사람들은 바쁜 일상으로 정보습득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없고 팩트 체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때문에 요즘은 SNS나 유튜브 개인방송,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뉴미디어에서 쏟아내는 정보에 의지하게 된다.

 

따라서 일방적인 정보를 그대로 학습하게 되고 타인의 판단을 그대로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동조현상이다. 동조현상이란 다수의 생각이나 행동을 자발적으로 따라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뉴스든 정보든 결국은 콘텐츠고 상품이다. 따라서 자극적일수록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

 

자극적인 만큼 전파가 잘되고 자극은 반복되면서 감각이 무뎌진다. 결국 더 큰 자극을 찾게 되고 콘텐츠는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과장하고 의혹을 부풀리면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더 돈을 벌게 된다.

 

사실과 거짓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작된 정보가 넘쳐나면서 나도 모르게 동조하게 된다.

 

다수의 의견을 모방하는 군중심리 속에서는 사실이 드러나도 믿지 않는다.

 

그 결과 누군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로 인해 이익을 얻는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정보들 중에서는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날조된 것도 많다.

 

문제는 실제로 팩트라고 굳건히 믿던 정보들조차도 나중에는 거짓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확신한다 생각하지만 의외로 모를 때 확신은 더 강해진다.

 

건강한 식사는 맛이 없다. 정보도 그렇다. 맛없는 것 손이 안가고 자극적인 정보를 편식하게 된다. 편식이 건강을 해치듯 정보 편식도 정신을 파괴하게 된다.

 

미디어가 혐오와 갈등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를 내는 미디어도 분명히 많이 있다. 쉽지는 않지만 항상 스스로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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