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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1-10-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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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해순 

아라가야의 고도, 철기문화의 꽃을 피웠던 낙동강과 남강변의 기름진 토양에서 재배되는 전국 으뜸 상품 수박으로 유명한 함안군의 독거노인과 홀로 사는 노인의 안전지킴사업 담당자로 1개 읍 9개 면을 담당하고 있는 3년차 사회복지사다.

2010’에너지효율 개선사업 공모에 당선되어 무척 기쁘고 들뜬 내 기분과 달리 주위 반응은 싸늘하였다.

전년에 시행을 하였던 관내 타 기관 등에서는 시행의 어려움과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며 만류를 하였고, 일단 부딪쳐 보자는 내 스타일의 대략 난감함은, 에너지효율개선 사업의 결코 만만치 않은 큰 사업비와 1년이라는 기간 내내 고유 업무와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터였다.

첫 번째,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나의 무지함이었다.

특히 시공 부분에서는 업체 선정도 스스로 하지 못했고, 내비게이션도 없는 차를 몰고 대구까지 가서 받았던 사업설명회도 눈만 멀뚱거리고 앉아서 열심히 박수만 치다가 온 기억만 남았을 뿐! 에너지재단에서 이미 몇 해 전부터 사업을 진행 해 오던 기관이었음도 솔직히 처음 알게 되었다.

답답한 가슴을 안고 돌아 오던 길에 세웠던 내 서원은 ‘목적이 분명하니 일단 부딪쳐 보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두 번째 어려움은 대상자의 발굴이었다.

지자체와 협의하여 예비명부를 받기도 하였고, 독거노인 돌보미와, 요양보호사, 이웃주민, 부녀회장, 이장들께 부탁을 드려서 예비 대상자를 발굴하였다.

지자체에서 받은 예비명부는 대상 인원수가 턱없이 모자라기도 하였지만, 기 수혜자도 많았고, 이미 집을 비우고 계신 분들도 많아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예년에는 미리 현수막을 내걸고 각 읍. 면사무소, 마을 등을 사전에 방문하여 사업을 널리 알리고 에너지복지 혜택이 고루 갈 수 있도록 진행을 하여야겠다.

어느 날 마을을 다니다 보니 가까운 곳 이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어떤 특정한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한센병 환우들의 공동체 마을로 전체 주민이 기초생활수급권자였다.

솔직히 처음 마을을 방문하던 날 만나 뵌 이장님의 첫인상은 까만 안경을 착용하였고 호탕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멋진 분이셨지만, 한센병에 대한 선입견, 편견 때문에 나 스스로 속으로 갈등하며 한없이 가벼워지는 나를 간신히 끌어당겨 이장님 앞에 앉았을 때 이장님께서 주신 청량음료 한 병! 방금 다른 곳에서 마시고 왔다며 거절을 하다가 아차 싶어 “몸에 좋은 것이니 또 먹지요.” 하고는 감사히 마셨다.

이장님께서는 내가 방문을 하기 전 이미 ‘2010’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면사무소를 방문하였고, 마을 주민들의 인적사항은 물론 기 수혜자와 신규 대상자를 구분하여 원하는 욕구 파악까지 조사를 다 해 놓은 상태여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 시공업체 담당자, 이장님과 함께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매미 소리가 요란한 날은 땡볕을 머리에 이고 바람에 묻어오는 돼지 냄새를 온 몸으로 느끼며 가가호호 시공조사를 다녔다.

아흔 고령의 몸이 편찮으신 분 댁을 방문하였을 때는 뭉그러진 어르신의 손을 잡고 기도하시는 이장님의 모습을 보고 생명의 존엄함을 몸으로 배웠고, 더불어 사는 진한 인간애에 숭고함마저 느꼈다.

이번 에너지 사업은 독거노인, 조손 가정, 한 부모가정 등 되도록 많은 계층의 다양한 대상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심지어 병원에 입원 하고 있는 분들까지도 보호자와 연락을 취하여 대상자로 등록을 하였다.

사업 기간 내에 지병으로 사망하신 독거노인이 발생하여 사업 변경 신청서를 제출 할 때는 마음이 참 무거웠다.

리모델링하는 학교 창문을 떼와 집으로 교실을 옮겨 놓은 듯한 집에서 사시는 어르신 이야기다.

에너지사업 창호 관련 설명을 드리고 외벽을 비롯하여 얼기설기 만들어 놓은 창문이 많아서 150만원까지 최대한의 견적을 내어 보겠다는 말씀을 드리니 얼마나 기뻐하시던지 그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창호시공이 늦어지자 많이 기다리셨다던 어르신께 시공확인서 날인을 받으러 방문을 하니, 불과 일주일 전에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셨단다.

충격으로 넋을 놓고 계신 할머니께 무어라 드릴 위로의 말씀이 얼른 떠오르지 않아서 말없이 한참 동안 손만 잡아 드리고 왔다.

농촌지역 특성상 후원이나 자원봉사 등 서비스 연계의 부족으로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독거노인의 경우는 빈고나 병고보다도 더 큰 어려움이 고독고이다.

올 해처럼 날씨가 춥고 밤이 긴 겨울을 홀로 나시는 어르신들의 넋두리는 이제 그만 가야될 길로 떠났으면 싶다는 것이었다.

끝으로 ‘2010’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진행하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원 대상을 기초수급권자, 차상위 계층으로만 구분하지 말고 소외된 독거노인의 경우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범위가 확대되었으면 한다.

이것이 올 해 내가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시행 기관 신청을 하게 된 궁극적인 목적이었고, 결과적으로 물질적 지원과 함께 현장에서의 정서적인 지원까지 함께 이루어지니 실재로 높은 효과와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에너지복지 현장실천 기회를 주신 에너지재단의 발전을 기원하며 관계자 여러분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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