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제30회 함안 낙화놀이’ 전국에서 5만여명 한꺼번에 몰리며 대혼란
페이지 정보
작성일 2023-05-31 21:23본문
‘제30회 함안 낙화놀이’ 전국에서 5만여명 한꺼번에 몰리며 대혼란
행사장 입장 통제, 도로 마비, 인터넷·휴대전화 불통, 예상 넘는 인파 몰려 ‘아수라장’ 방불
“10시간 운전해 왔는데...” 행사장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발길 돌리며 불만 터트려
오전부터 인파 몰리며 교통대책 무용지물, 비난과 불만 쏟아지자 함안군 ‘사과문’ 발표



지난 27일 함안군 괴산리 무진정에서 열린 함안낙화놀이에 전국에서 5만 명이 넘는 엄청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며 행사장 입장이 통제되고 일대 도로가 마비되는 등 대혼란을 빚었다.
상당수의 방문객들은 행사장 통제로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평년보다 5배 가까운 5만명(소방서·경찰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교통 혼잡뿐 아니라 인터넷, 휴대전화도 끊기는 등 극심한 불편을 초래하며 비난이 쏟아졌다.
함안군은 함안낙화놀이가 코로나19 해제 이후 열리고 또한, 연휴 등을 맞은데다 최근 1~2년 사이 방송에 자주 보도되고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안내요원을 배치하는 등 준비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군 관계자는 “지난 해 1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 것을 토대로 올해는 그 두배인 2만 200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행사를 준비했었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5만여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미처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석가탄신일이 대체 공휴일이 되면서 연휴 첫날인 27일 함안 낙화놀이 행사에 최대 수용 인원인 8000명을 훨씬 초과한 5만 여명이 찾으면서 무진정 일대 뿐 아니라 함안군 전체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에서 행사를 보기 위해 10시간을 넘게 운전해 함안까지 왔다는 한 관광객은 “셔틀버스운행을 갑자기 중지해 걸어서 행사장을 가던 중 입장 불가라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면서“ 행사장은 근처에도 가보지도 못한 채 함안을 빠져나오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10시간 가까이 운전해 왔지만 행사장 근처도 못가 보고 발걸음을 돌린다”며 “지역 축제에 입장을 금지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일부에서는 “6만 여명 인구의 함안군에 한꺼번에 5만여 명이 몰리니 예측하기도, 대응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게 지방의 현실”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행사가 열리는 연못 주변은 오전부터 일찌감치 관람객이 가득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함안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도 10여km 전부터 차량으로 붐볐다. 또한, 가야읍 일대는 차량으로 도로가 꽉 차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행사장을 통하는 모든 도로는 차량으로 막혔다. 군에서 운영한 행사장 셔틀버스 조차 꽉 막힌 도로에 오가지도 못하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되자 5시 무렵부터 운행을 중지했다.
예상치 못한 인파가 끊임없이 행사장으로 몰려들자 함안군은 행사 2시간 전부터 안전문자를 보냈다.
행사장의 주 무대인 연못은 주변의 지형이 경사진 곳도 많아 수많은 인파가 밀리거나 넘어지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도 발생할 수 있어 군은 입장을 통제했다.
오후 5시 2분쯤 ‘행사장으로 많은 차량이 몰려 도로 정체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안전에 유의바란다’는 안전문자를 시작으로 오후 5시 18분쯤에는 ‘행사장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이미 2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행사장에 입장한 상태였다.
안내문자 발송에도 인파가 늘어나자 오후 6시 35분에는 ‘행사장 입장객은 조기 귀가해달라’는 문자를 보냈으며, 오후 7시 31분에는 ‘입장이 불가하니 귀가해달라’는 내용의 안전 문자를 보내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함안군은 오후 4시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오후 7시 본행사를 한 뒤 오후 9시 20분까지 낙화놀이 공식 행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인파로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식전행사 등을 취소됐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낙화봉에 불을 붙이는 낙화놀이 본 행사도 앞당겨 오후 5시 50분쯤 시작했다.
이날 함안으로 진출입하는 고속도로와 주변 국도는 도로마다 수십㎞까지 차량이 길게 정체되는 등 주차장으로 변해 밤 늦게까지 혼잡이 이어졌다.
군은 예년의 두배인 2만 2000여명 정도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함주공원 주차장을 비롯 8곳에 1900여대를 세울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교통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경찰과 소방관, 자원봉사자 등 안전요원 수백명이 행사장 주변에서 안전관리를 했지만 행사 당일 한꺼번에 수많은 차량이 몰리면서 셔틀버스까지 도로에 갇혀 운행을 중지하는 등 교통대책은 무용지물이 됐다.
함안낙화놀이에 대한 비난과 불만이 쏟아지자 급기야 함안군은 28일 방문객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부산에서 4시간을 넘게 운전해서 왔다는 함안면 출신 향우는 “행사장 근처도 못 가보고 돌아간다”면서“이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면 앞으로 무진정에서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는 홍보보다 대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장소 변경을 포함한 축제 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함안군은 장소 변경보다 예약제를 통해 관람 인원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여러 혼잡이 발생해 행사를 예약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장소 변경은 논의해보지 않았지만 다각도로 검토해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 무형문화재 제33호인 함안(무진정)낙화놀이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함안지역 고유의 전통 불꽃놀로 올들어 방송과 신문, SNS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함안뉴스 (hamannews@naver.com)
저작권자(c) 함안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