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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식량위기가 지금 우리 곁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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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11-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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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평 제

칼럼니스트

흔히들 위기(危機)는 기회라고 말한다. 즉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이다. 위기는 혁신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으며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그런데 우리는 위기가 닥쳤는데도 설마 하다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보고서야 “아이 뜨거워”하면서 호들갑을 떤다. 인구에 비해 식량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되어 공급차질로 인한 기근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식량의 위기가 그러하다.

세계적인 식량위기는 경고음을 울리면서 우리 곁에 와있다. 2007년~2008년 세계 식량위기 때 곡물가격이 폭등하자 주요 곡물 수출국은 곡물 수출금지를 했다. 이로 인해 예측불가능한 물가상승과 식량난으로 30여 개국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돌았기에 식량기근이 얼마나 무섭고 참혹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과거에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를 먹던 시대를 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세계 곡물 비축량이 1974년 이후 최저치로, 2007년 식량위기 때보다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곡물가격 상승에 의해 일반물가가 따라 오르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연례행사처럼 상시화 되고 있다. 곡물가격 상승요인은 기상이변에 의한 수확량 감소, 경작지 감소, 유가 급등으로 생산비용 증가, 옥수수를 이용한 대체연료인 바이오 연료 증산 등이다. 한국의 식량안보는 곡물자급률이 27%, 식량자급률 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한국은 지난해 주요 4대 곡물인 쌀, 밀, 옥수수, 콩을 1천4백10만 톤 수입하여 곡물 수입량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수입국의 식량자급률이 낮은 경우, 수출국은 해당 곡물원가의 몇 배 이상 호가하여 폭리를 취한다고 한다. 그 배후에는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ADM, 카길, 벙기, 드레뷔스 등의 곡물메이저들이 곡물가격을 떡 주무르듯 쥐락펴락하고 있다. 따라서 곡물 수입선 다변화, 곡물메이저를 통하지 않는 직접 구매 확대 등이 필요하다. 56년 만에 불어 닥친 올해의 극심한 가뭄과 이상기후로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 세계적인 곡창지대의 유례없는 흉작으로 곡물 수확량이 감소되면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 곡물가격 상승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한국은 비교우위론에 의거 쌀은 가격 경쟁력이 없고, 식단의 서구화로 쌀 소비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쌀농사 경작면적을 줄이도록 유도했다. 이러다보니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01년 558만 5천 톤에서 올해 쌀 생산량이 407만 4천 톤으로 줄었다. 쌀 자급률은 2000년 102.9%에서 2011년 83%로 줄어들었다. 그래서 최근 정부는 쌀 감소 정책을 포기 했다고 한다. 또한 2모작으로 밀, 보리 등 곡물재배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보리 재배면적은 2만1천ha에서 3만ha로 42.9% 늘리고 밀은 1만ha에서 3만4천ha로 240% 확대한다고 한다. 국내 밀 자급률이 1%미만인데 반해 소비량은 폭주하고 있다. 선견지명으로 이웃 의령군과 합천군은 농민들의 소득증대와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다년간 우량종자 확보와 재배면적 확대를 위해 행정력을 쏟고 있다. 함안군도 관심을 가지고 농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계도와 지원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곡물 자급률을 높이는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산업화, 도시화로 내몰려 농촌 젊은 층의 선택적 인구유출이 농촌을 공동화 시켰다. 수십 년간 압축 성장을 하면서 희생양이 된 피폐해진 농촌을 살리는 것이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농촌을 지키는 농민이 신바람 나고, 농촌을 떠난 젊은 층이 유턴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농업이 사양 산업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산업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위정자는 물론 국민들이 갖추어야 할 통찰력이다.

곡물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즉시 수요를 줄이거나 공급을 확대할 수 없는 비탄력성 상품이다. 그러므로 쌀 자급 기반을 유지하고 밀, 옥수수, 콩 등 자급률을 제고하면서 식량안보 구축에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식량이 모자라면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 만사형통이라는 농정을 타파하고 농가소득 안정망 확충으로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에게 일정한 실질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이먼 쿠즈네츠의 󰡒후진국은 공업을 통하여 중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만, 농업과 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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