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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첨단 친환경 함안공설화장장 입지 선정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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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12-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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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b6c6f2c1a6111.bmp ◀(조평제 칼럼니스트)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2011년 전국 화장률(火葬率)은 71.1%였다. 일본은 전국 화장률이 99.7%이다. 16개 광역시·도 지자체 중에 부산시 85.8%로 최고였고, 인천 84.7%, 울산79.8%, 서울78.7%, 경남 77.7%로 5위를 차지했다. 경남은 사망자 3명중 2명이상이 화장을 하였다.

1997년만 하더라도 25%였던 화장률을 가파르게 상승하게 한 것은 1998년 타계한 SK그룹의 고 최종현 회장의 유언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내 시신은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만들어 사회에 기증하라'는 유언에 따라 최종현 회장의 화장을 계기로, 각계 거물급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화장 유언 남기기 운동'에 대거 동참하여 화장에 대한 인식을 급격히 변하게 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

시신을 매장하는 분묘(墳墓)는 장례 절차가 복잡하여 고비용인데다가 묘지를 쓸 만한 명당(明堂)이 부족하고, 저 출산 고령화로 장지까지 상여를 맬 사람도 없고, 묘지관리에 어려움이 수반되지만, 화장은 위생적이고 간편성과 관리용이, 비용절감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화장률이 상승되고 있다. 이렇게 장례문화가 바뀌고 있는데, 최근 함안군공설화장장 입지 선정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함안군에 화장장 시설이 없어 인근 창원시나 통영시로 원정 화장을 하는데, 외지인이라고 비싼 사용료 및 예약 후순위로, 장례 시점에 예약이 밀려 화장이 지연되어, 3일장을 치루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5일장을 하므로, 유족들에게 과다한 시간적·경제적 비용과 심적인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는 2007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독자적인 화장 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현재 년간 사망자 수는 25만명 선이지만, 2035년 50만명, 2050년 이후엔 현재의 3배인 약 75만명 선으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머지않아 함안군도 고령화와 공업화에 따른 인구증가로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이므로 군민 복지 차원에서 화장장 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게다가 국비까지 확보해 두고 있다.

그래서 함안군은 추모공원에 화장장 설치를 접근성이나 편리성 등 수월성을 내세워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인근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포기했다. 그래서 공설화장장 입지를 공모라는 절차를 통해 선정하려고 화장장 입지 확정지역에 대한 지원으로 소득개발사업과 주민숙원사업 등의 지원금 50억원과 응모유공자 포상, 인근주민 직원채용, 주민들에게 매점운영권을 부여하며, 화장시설 사용료의 10%를 매년 지원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의봉마을과 봉덕마을의 화장장 공모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는 추모공원은 입지선정 시 원 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를 했을 경우 야기될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을 배제하고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근원적으로 3차례의 건립 무산은 관과 민의 소통부재로 인한 공감대 저변확대 없이 추진한데 있고, 아직 화장장 시설이 군민생활과 밀접한 꼭 필요한 공공시설이 아닌 기피시설인 혐오시설로 각인되어 있는 게 난제이다.

함안군공설화장장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를 보면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국토가 그리 넓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국토의 67%가 산인데 무분별한 분묘로 인해 환경폐해는 물론 무덤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낳았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녹지의 보존이라는 환경보호의 당위성 측면에서 화장장 설치는 꼭 필요한 공공시설이다.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화장장이 설치되면 󰡒인근마을에 뼛가루가 날려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악취가 진동하며, 지하수가 오염되며, 다이옥신이 배출되어 건강을 해친다.󰡓는 등의 각종 말이 난무했다.

두 번째가 정서적으로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데 있다. '시체를 태우는 곳'이라는 인식이 정서적으로 혐오감을 유발하고 혐오시설인 화장장 인근 마을 이미지가 훼손되며 집값. 땅값 등 재산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 반대 주장이다. 화장장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내 마을 뒤 마당에 기피시설인 혐오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님비현상(NIMBY syndrom)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님비는 지역이기주의라는 부정적인 사고보다 문제해결의 단초(端初)라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러한 반대이유를 불식(拂拭)시키려면, 함안군이 벤치마킹하여 설립하고자하는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설치된 화장장(SK그룹이 건설해 무상기부)을 답사(踏査)해 보면 명쾌한 답을 확인할 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통영화장장(반경 300m에 주민들이 살고 있음)과 창원 북상화장장을 둘려보면 반대가 기우였다는 것을 인지할 것이다. 최근에 개원한 세종시 화장장은 국내 최초로 '촉매 처리장치'를 도입하고 최첨단 환경감시 장비와 분진과 냄새와 매연을 완벽히 처리하는 무분진, 무취, 무연의 3무(無) 무공해 화장로를 설치하고 실시간 환경감시 모니터링을 하는 최첨단 친환경 화장장을 설치함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있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순자(荀子)의 유효편(儒效篇)을 보면 '듣지 않는 것은 듣는 것보다 못하며, 듣는 것은 보는 것만 못하며, 보는 것은 아는 것만 못하고, 아는 것은 행하는 것만 못하다(不聞不若聞之, 聞之不若見之, 見之不若知之, 知之不若行之)'라고 했다. 그러므로 졸속행정이 되지 않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화장장 입지 선정에 앞서 최첨단 친환경 화장장은 우리의 환경과 정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하도록, 공감대 확산과 활성화를 위해 선행(先行)되어야 할 것은, 함안군 관내 247개 마을 동장과 사회단체 143개 단체장, 언론인을 포함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세종시화장장을 먼저 답사하여 군민들과의 원활한 소통의 아고라(agora·토론광장)를 마련해야 한다.

전통장례인 매장이 일반화 된 것은 조상을 잘 모셔야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는 유교사상 때문이었다. 명당에 매장해야 가문이 번창한다는 도참의 풍수지리설 영향도 컸다. 이러한 의식은 철옹성처럼 견고하여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매장문화에서 급속도록 화장문화로 바뀐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의식혁명과 같은 인식의 변화이다. 이승의 영혼이 세파에 시달려 더럽혀졌는데, 저승은 깨끗한 영혼만이 갈 수 있는 곳이기에 화장을 함으로써 영혼이 깨끗할 수 있다고, 요즘은 화장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화장장 시설이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라 오늘날의 최첨단 친환경 화장장은 군민들에게 꼭 필요한 공공시설로 각인되어 푸른 하늘, 맑은 공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나누던 부모형제, 친지, 군민들과 이별하는 가장 신성하고 인간적인 장소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혐오시설로 분류된 함안군 폐기물종합처리장은 폐기물소각장과 폐기물매립장 2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입지 선정 시 혐오시설이라고 극심한 반대가 있었지만 2009~2010년에 완공되어 친환경적으로 인근마을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무공해 시설로 함안군에 꼭 필요한 공공시설이 되었다. 약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필자가 여러 주민들을 만나보니 이구동성으로 함안군폐기물종합처리장으로 인해 인근 주민이 우려했던 악취나 지가, 집값 등 재산가치 하락은 없고, 군청의 마을 숙원사업지원으로 마을 주변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환경과 소득개발 사업으로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말한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화장장 주변도 마찬가지다.

심리 전문가들은 ‘화장장’용어 자체가 사람들에게 혐오시설이라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심어주어, 기피하고 싶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고착화 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장 이름을‘승화원(昇華園)’처럼 아름답게 작명하고 화장장 설계 시부터 완공까지 인근 마을 주민대표들을 참여시켜 투명성을 확보하고, 건물 모양은 친환경적, 공학적이어야 하며, 내부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동선을 배려해야하고, 건물 외부에도 산책로를 만들고 조각물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수목을 심어 공원처럼 꾸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場)으로 조성되도록 심혈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

이제는 화장장이 혐오시설이 아니라, 고인의 극락왕생을 다 같이 염원하고, 군민들의 사랑을 받는 복지시설인 아름다운 화장장으로 자리매김 되도록 대승적(大乘的)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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