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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평제 기고 - 계사년(癸巳年)이 띄우는 희망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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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01-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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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bmp 2013년 계사년은 흑뱀의 해이다. 뱀은 징그럽고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지혜로운 동물로 치유의 신이며, 옛 부터 구렁이는 집을 지키는 수호신이었다.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은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 또한 뱀은 계속 성장하기 위하여 허물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쇄신(刷新)의 심볼이다.

뱀과 관련된 고사성어 중에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화사첨족(畵蛇添足)을 줄인 사족(蛇足)은'뱀을 그리는데 발을 덧붙이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에 비유한다. 사족은 전국책 제책에서 유래했다.

초나라 장수 소양(昭暘)이 위나라를 정복하고 제나라를 치려고 할 때 제나라의 책사인 진진(陳軫)이 소양을 찾아와 다음과 같이 소양을 설득했다.‘초나라의 어떤 사람이 제사를 지낸 후에 제사준비를 도와준 마름들에게 술 한 잔을 내렸다. 마름들은 서로 바라보며"여러 사람이 마시기에는 부족하니 땅에다 뱀을 먼저 그린 사람이 술을 마시기로 하자"고 했다. 이윽고 뱀을 먼저 다 그린 마름이 술잔을 집어 들고 말했다."이 술은 내가 마시게 됐네. 어떤가, 나는 뱀의 발까지 그렸다네." 이때 막 뱀을 다 그린 다른 마름이 술잔을 빼앗아 들며 이렇게 말했다."뱀은 본래 발이 없는데 자네는 어찌 뱀의 다리까지 그렸는가."그리고는 단숨에 술을 마셔 버렸다’는 일화를 예로 들며,"장군은 지금 초나라 최고의 벼슬인 영윤에 올라 있는데 무엇 때문에 전쟁을 확대하려고 하십니까? 자칫 제나라와의 전쟁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사족을 그려 술잔을 뺏긴 것과 똑 같은 결과가 될 것입니다."라고 진진이 말하자 소양은 옳은 말이라 여겨 군대를 철수했다.

화사첨족처럼 개인은 물론 지자체, 위정자들이 하지 않아도 될 쓸데없는 일을 덧붙어 하다가 도리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없는지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

아집과 고정관념으로 무장하고 자기주장만 선이고 가장 옳다고 말하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어릴 때 냇물에서 물고기 잡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여름이면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냇물에서 고기를 잡는 재미에 빠져 옷이 다 젖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한나절을 보내곤 했다. 어느 날 물고기를 잡는다고 여념이 없는데 한쪽 구석에서󰡒나도 물고기 한 마리 잡았다󰡓는 고함에 모두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우리는 놀라'야, 뱀이다. 뱀, 버려'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러나 눈이 먼 그 아이는'내가 속을 줄 알고'하면서 뱀을 움켜쥐다가 뱀에게 물리고 나서야 놓아 주었다.

뱀이 주기적으로 눈 부분까지 포함한 뱀 몸통 전체의 허물을 벗는 이유는 성장하기 위해서이다. 허물을 벗지 못하면 몸이 각질화 되어서 죽게 된다. 석가모니는"뱀이 허물을 벗는 것처럼 계속해서 우리는 과거를 벗어버려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과거를 벗어 버린다󰡑는 진의(眞意)는 구각(舊殼)을 벗어버리고 새 삶을 시작하는 지혜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시대에 뒤떨어지고, 현실에 맞지 않는 옛 제도나 인습은 바꾸거나 내려놓아야 한다. 허물을 벗는 것은,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롭게 하는 쇄신이다.

뱀의 특징 중 귀는 퇴화되어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지면을 통한 진동에는 민감하다. 즉 뱀은 온 몸으로 소리를 듣는다. 이처럼 신임 홍준표 도지사는 도정수행에 있어 경청, 통찰력과 기발한 발상전환이 수반되어야 한다.

2012년 임진년(壬辰年) 흑룡(黑龍)의 한 해가 어떤 이에게는 용을 그려서,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승천했다’는 즉 일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끝냈다는 뜻인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으나, 어떤 이에게는‘용 머리에 뱀 꼬리’란 말처럼, 시작은 거대했으나 끝이 흐지부지한 용두사미(龍頭蛇尾)였을 수도 있다.

임진년을 보내는 아쉬움과 계사년을 맞이하는 설렘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여러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모임에서 빠짐없이 거론되는 것은 2014년 6월 4일에 실시되는 차기 함안 군수 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하마평(下馬評)이었다. 그 때마다󰡐당신은 함안군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니까 어떤 사람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며 나에게 의중(意中)을 개진(開陳)해보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모임의 성격에 구애받지 않고 유태인의 율법(律法)에 대해 구전·해설을 집대성한 책인 탈무드(Taimud)에 수록된 「뱀의 머리와 꼬리」에 관한 우화(寓話)를 얘기했다.

"기다란 뱀 한마리가 있었다. 뱀의 꼬리는 늘 머리가 가는 데로만 그 뒤를 따라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품고, 뱀의 머리에게"어째서 나는 항상 꽁무니만 따라다녀야 하는 거야?, 왜 나는 내 마음대로 나를 끌고 다닐 수 없는 거지? 이건 공평하지 못해, 나도 똑같이 뱀의 한 부분인데."라며 불평을 터뜨렸다. 그러자 뱀의 머리는"너는 앞을 볼 수 있는 눈(眼)도 없고, 방향을 결정할 두뇌(頭腦)도 없잖니, 나는 결코 나만을 위해 그러는 게 아니라 너를 위해서 너를 끌고 다니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코웃음을 치며"그런 얄팍한 구실로 나를 설득하려고 들지 말라󰡓는 꼬리의 비난에, 머리는 할 수 없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꼬리는 아주 신바람이 나서 머리를 대신하여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진흙구덩이에 빠졌다. 결국 머리가 갖은 애를 다 써서 빠져나왔다. 또 다시 가다가 가시덤불에 빠지고 말았다. 꼬리가 가시덤불을 빠져 나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가시에 찔려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다. 결국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어, 또 머리 덕분에 가시덤불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래도 꼬리는 무모하게 계속 앞장을 서다가 불길 속에 빠지고 말았다. 몸이 뜨거워지며 이내 앞이 캄캄해졌다. 뱀은 이러다가는 불에 타서 죽을까 봐 겁이 났다. 머리는 이 다급한 상황의 위기를 어떻게든 모면해 보려고 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결국 맹목적인 꼬리의 주장을 따르느라 뱀의 몸은 다 타서 죽어버렸다."

군수는 물론 도의원, 군의원을 뽑을 때 뱀 머리와 같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꼬리와 같은 사람을 뱀 머리인줄 착각하는 우(愚)를 범하여 택하게 되면 지자체는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거려야 하고, 군민은 가시덤불에 상처를 입는 형상이 될 것이다. 즉 군민의 삶의 질은 열악해지며, 지속적인 발전은 지연되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뒷전이 되고 침체의 늪으로 빠지고 군민들의 불신의 골은 깊어져 분열의 첩경이 될 것이다.

사지(四肢)가 퇴화한 대부분의 뱀은 이동할 때 몸통을 좌우 물결모양으로 하여 움직인다. 뱀은 한쪽방향으로만 전진하지 않고 지형지물에 따라 배 비늘을 압착(壓着)하여 다양한 전진방법을 구사한다. 뱀은 비늘이 전진만 할 수 있도록 겹쳐 있기 때문에 후진은 하지 않는다.

전진만하는 뱀과는 달리 한국 경제가 1990년대에 7%에 달했던 성장률이, 2008년 글로별 경제위기 이후 3% 중반으로 급락하여 저성장 기로에 서 있다. 더군다나 한국은행은 2013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경제성장률 업그레이드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산업 각 부문 생산성을 향상시켜야한다”고 말한다.

홍준표 도지사는 물론 경상남도18개 시·군 지자체장은, 17개 광역지자체(세종시 포함) 중 경제성장률이 13위로 최하위권인 경남의 저성장 출구전략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新)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배전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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